기록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. 올해 대구시향의 상반기 정기연주회는 모두 미리 예매해놓고 주요 오페라 공연 일정까지 다 잡아 놓은 뒤, 남는 시간에는 독주회나 리사이클, 좋아하는 연극에 가는 것을 한번 고려해보는 것으로 한 학기 계획을 세우고 나자, 이 귀중한 경험들을 단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모두 남김없이 글로 남겨야겠다는 강박이 솟구쳤다. 일단 지금까지 갔...
2018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, 대구시립교향악단 비르투오소 시리즈 Ⅲ 18-11-30-금, 오후 7시 30분,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대체 저 종이에서 무엇을 읽었을까. 학생석이라고 지정해 놓은 맨 꼭대기 층의 발코니석에서 내려다보이는 교향악단의 연주는, 지휘자의 맹렬하고도 섬세한 손짓에서 피어오르던 하나의 결과물에 다름 아니었다. 프로그램에 쓰인 곡들을 ...
18-10-6-토, 오후 3시, 대구오페라하우스 "타인의 고통은 왜 오페레타처럼 들리는 걸까." 오페레타는 오페라에 비해 가볍다. 경쾌함을 풍기는 가벼움이다. 아모스 오즈가 쓴 ≪나의 미카엘≫은 주인공 한나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. 한나는 말한다. 왜 당신의 고통은 내게 오페레타처럼 들리는 걸까. 오페레타에는 고통이 없다. 비극이 없고, 슬픔이 없다...
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...
18-9-18-화, 오후 7시 30분, 대구오페라하우스 "첫 키스는 사과향기 같은 거라구? 난 피맛을 느꼈어. 내 입술에 닿이는 피."* 비릿하다. 성악가들과 악기 연주자들이 떠난, 방금 전의 분주함이 사라진 공연장을 나오며 마치 입에 비릿한 것이라도 댄 것 마냥 나는 몇 번이고 입술을 손등으로 벅벅 쓸어내리고픈 충동에 휩싸였다. 살로메, 오스카 와일드*의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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